지금 여기, 한수정

산책할까요?

바다가 산이 되고,
산이 정원이 되는 곳

바다가 산이 되고, 산이 정원이 되는 곳

산이정원

전남 해남군 산이면 남도의 끝, 바다와 산이 맞닿는 그 경계에 산이정원이 있다. 지도로 보면 마치 처음부터 초록으로 물든 땅 같지만 한때는 바닷물이 드나들던 땅이었다. 섬 사이를 흐르던 바다가 차츰 메워져 땅이 되고, 그 땅 위에 꽃과 나무, 바람이 어우러져 지금의 산이정원이 피어났다.

바다였던 땅, 생명을 품다
전남지역 최초의 정원형 식물원인 산이정원은 땅의 역사를 기억하고, 땅의 생명력과 자연의 순리에 따라 변화하며, 자연과 미래를 잇는 지속가능한 정원을 꿈꾼다. 산이정원은 크게 기억, 미래, 생명 3가지 존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중에서 바다의 숨결과 땅의 이야기를 품은 기억 존은 이 정원의 시작을 말해준다.
거대한 파도를 떠올리는 맞이정원의 정문을 지나면 마치 바닷물이 갈라지듯 흩날리는 사초들이 길게 늘어서 방문객을 맞이한다. 한때 바다였던 이곳이 이제는 생명의 초록으로 물든 풍경이 되었다는 사실이 신비롭다. 바람이 지나갈 때마다 풀잎들은물결처럼 흔들리며 이 땅이 품고 있는 오랜 기억을 속삭이는 듯하다.
하늘마루에 오르면 또 다른 장면이 펼쳐진다. 넓은 잔디밭 끝에, ‘브릿지 오브 휴먼(Bridge of Human)’이 두 팔을 벌린 채 서 있다. 몸을 숙여 다소곳이 인사하는 ‘그리팅 맨’으로 잘 알려진 조각가 유영호의 작품이다. 거인의 두 팔이 긴 다리가 되어, 그 위로 다양한 인종의 42명 인물이 오가고 있다. 이 작품은 인간과 자연, 지구와 환경, 그리고 모든 생명이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상징한다. 해질 무렵, 노을빛이 작품의 굴곡을 타고 스며들면 그 장면은 마치 하늘과 땅이 만나는 찰나처럼 황홀하다.
노리정원 언덕 위에는 한 그루의 동백나무가 고요히 서 있다. 150년의 세월을 견딘 이 나무는 한 때 척박한 밭 한가운데서 소를 매어두던 그늘이자 마을의 쉼터였다. 그러나 세월이 바뀌고 농기계에 부딪히며 나무는 상처를 입고, 껍질이 벗겨지고, 가지가 부러졌다. 그 모습을 안타깝게 바라보던 마을주민은 선조의 마음을 잇겠다는 뜻으로 이 나무를 산이정원에 기증했다. 정원은 오랜 시간의 치료와 보살핌을 통해 이 나무를 지금의 자리로 옮겨 심는 데 성공했다. 이제 동백은 바닷바람을 맞으며 다시 꽃을 피운다. 방문객들은 이 나무 앞에서 발걸음을 멈추고 사진을 찍고, 잠시 바람의 소리를 듣는다.

정원을 키우는 또 다른 손길
지난 9월 27일, 산이정원은 제30호 민간정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날 현판식에는 김인호 산림청장과 심상택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한수정) 이사장, 명현관 해남군수 등 100여 명이 함께했다. 짧은 시간 안에 산이정원이 이렇게 자리를 잡기까지는 보이지 않는 한수정의 손길이 있었다.
한수정은 2022년부터 지금까지 민간정원 활성화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산이정원을 꾸준히 지원해왔다. 정원 디자인과 식물 관리에 대한 전문 컨설팅은 물론, 정원가를 위한 가든매니저 교육과정과 정원 분야 실습·보육공간 조성사업을 통해 전문가를 길러냈다. 또한 다양한 매체를 통한 홍보 지원으로 정원이 사람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산이정원에는 지금까지 털부처꽃, 무릇, 터리풀 등 107종 7만 7,450본의 식물이 한수정의 손을 거쳐 보급되었다.
이처럼 한수정의 손길이 닿은 산이정원은 이제 지역의 자연과 사람을 잇는 또 하나의 다리가 되고 있다.

한수정 FOCUS자연과 사람을 연결하는
K-수목원·정원의 글로벌 허브로
식물처방전가을과 겨울,
수목원에서 만날 수 있는 식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