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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수목원 탐방

살아 있는 나무 박물관,
미국 모튼수목원

살아 있는 나무 박물관, 미국 모튼수목원

미국 시카고 교외의 작은 마을 리슬(Lisle)에 자리한 모튼수목원. 100년 전, 미국의 한 산업가의 손끝에서 시작된 이 수목원은 이제 전 세계 식물을 연구하고 보전하는 과학의 현장으로 성장했다. 그리고 2025년, 그 연구의 손길이 한국과 맞닿았다.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과 모튼수목원이 함께 그려가는 참나무 보전 협력은 지구의 숲을 잇는 국제적 연대의 새로운 이정표가 되고 있다.

모튼 가문의 유산
미국 일리노이주 리슬에는 ‘나무의 박물관(Outdoor Museum of Trees)’이라 불리는 모튼수목원(The Morton Arboretum)이 자리하고 있다. 1922년 미국의 대표적인 소금 회사 모튼 솔트(Morton Salt Company)의 창립자인 조이 모튼(Joy Morton)이 자신의 땅에 나무를 심으면서 모튼수목원의 역사가 시작되었다. 그의 아버지 J. 스털링 모튼(J. Sterling Morton)은 미국 최초의 식목일(Arbor Day)을 제정한 인물로 ‘나무를 심자’라는 모튼 가문의 신념이 한 세기가 넘어 지금의 모튼수목원으로 이어진 셈이다.
조이 모튼은 이곳을 단순한 정원이 아닌 ‘모든 나무를 연구하고 기록하는 야외 박물관’으로 구상했다. 그의 뜻처럼 지금의 모튼수목원은 약 1,700에이커 규모의 수목 중심 식물원으로, 수목 연구·원예·교육·대중 참여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선도 기관이다. 특히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나무에 초점을 맞춘 글로벌 생물종 보전센터(Center for Species Survival)를 보유하고 있다.

숲이 무대가 되다
매년 1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모튼수목원을 찾고 있다. 방문객들은 식물과 테마 정원을 거닐며 세계 각지의 나무를 만나고 교육 프로그램과 전시, 특별한 계절 행사를 통해 숲이 주는 경험을 새롭게 배운다.
특히 모튼수목원은 매년 두 차례 세계 각국의 예술가들이 참여해 수목원의 풍부한 자연경관과 식물 컬렉션에서 영감을 받은 대형 야외 조각 전시를 선보인다. 현재는 포틀랜드 출신 예술가 헤더 베가츠(Heather BeGaetz)와 페즈 베가츠(Fez BeGaetz)의 전시 〈Vivid Creatures〉가 한창이다. 2027년 봄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에는 흰꼬리사슴, 여우다람쥐, 파란잠자리, 큰두루미 등 일리노이 북부의 동물을 형상화한 다섯 점의 동물 조각이 전시되어 있다. 겨울이 되면 수목원은 또 다른 무대로 변신한다. ‘일루미네이션(Illumination: Tree Lights at The Morton Arboretum)’은 올해로 13회를 맞은 상호작용형 조명 전시로, 나무가 주인공이 되는 특별한 프로그램이다. 색채와 빛, 음악이 어우러진 1마일(1.6km)의 산책길을 걸으며 방문객들은 계절 음악과 따뜻한 음료를 즐기고 겨울 속에서도 살아 숨 쉬는 나무의 아름다움을 새롭게 만난다.

과학이 숲을 지키는 방법
모튼수목원의 수목연구센터(Center for Tree Science)에는 30명 이상의 과학자들이 활동하며 기후변화·병해충· 도시환경 변화로 위협받는 나무를 보호하기 위한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나무의 생리적 특성과 생존 전략, 번식 과정을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도시 숲 관리와 종 다양성 보전, 신품종 육성에 필요한 데이터를 축적한다. 또한 청년 연구자를 육성하며 차세대 인재를 키워내고 있다.글로벌수목보전프로그램(Global Tree Conservation Program)은 연구·보전·국제 협력을 통해 멸종 위기 나무 종을 보호하는 대표적인 사업이다. 현지내보전(In situ)과 현지외보전(Ex situ)을 함께 추진하며,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 평가를 바탕으로 보전이 시급한 종을 선정한 뒤, 행동계획을 수립하고 현장에서의 보호활동까지 이어간다. 특히 생물다양성이 위협받는 지역의 참나무(oak species)를 중심으로, 현지 연구기관 및 보전단체와 협력해 종자 수집, 묘목 식재, 생태 복원을 실천하고 있다.

한수정과 함께 꽃피우는 참나무 보전
2025년 9월 23일,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이하 한수정)과 모튼수목원은 참나무 보전 및 학술·전시·교육 교류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온대와 아열대 지역 숲의 핵심 수종인 참나무의 국제 보전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그 가치를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한 국제적 연대의 첫걸음이다.
양 기관은 앞으로 참나무 자원의 공동 연구와 데이터 교류, 보전 인력 교환, 교육·전시 프로그램 공동 개발, 대국민 인식 증진 활동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에 발맞춰 한수정은 경북 봉화의 국립백두대간수목원에 ‘참나무 보전원’ 을 조성하고, 국내외 종자 교류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협약 체결과 함께 열린 ‘참나무 보전·활용 심포지엄’에서는 양국 연구진이 참나무의 수집·관리 전략과 보전 동향을 공유하고, 강원도와 경북 일대의 자생지를 공동 조사해 분포 현황과 종자 보전 방안을 논의했다.
참나무 한 그루에서 시작된 협력은 이제 지구의 숲을 잇는 다리로 자라나고 있다. 숲의 언어를 이해하고, 그 지혜를 나누는 일— 그 길 위에 한수정이 함께 서 있다.

모튼수목원은 전 세계 생태계를 지탱하는 핵심종인 참나무를 중심으로 연구와 보전 활동을 집중적으로 펼치고 있습니다. 앞으로 한수정과 함께 보전 노력을 더욱 확대해 나가길 기대합니다.

– 질 코스키 모튼수목원 원장 겸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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